속마음처방전

“마음이 아플 땐, 감정에도 처방이 필요해요.” 사랑이 끝나고 난 뒤, 감정은 천천히 무너집니다. 반복되는 관계 속 상처, 말하지 못한 마음, 이해받지 못한 외로움을 꾹꾹 눌러 담은 당신에게 속마음처방전은 따뜻한 심리 해석과 현실적인 조언으로 감정을 정리하고 회복할 수 있는 길을 함께 찾아갑니다.

  • 2025. 5. 13.

    by. 속마음약사

    목차

      어느 날 저녁, 아이가 유치원에서 돌아오자마자 저에게 짜증을 냈어요.

      아이에게 장난감을 치우라는 말에 아이는 말끝마다 투덜대고, 급기야 울기까지 했죠.

       

      속이 상해서 아이에게 “왜 맨날 이렇게 말대꾸만 해!” 하고 소리를 질렀고

      문 닫는 소리에 화가 나서 결국 아이에게 “정말 못됐어”라는 말을 해버렸어요.

       

      그런데요. 그날 하루 종일 저는 회사에서 억눌린 감정을 삼켜야 했고

      상사의 무례한 말에 웃으며 넘겼던 제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던 날이었어요.

       

      아이가 정말 못됐던 걸까요? 아니면, 제가 느낀 수치심과 불편한 감정을 아이에게 떠넘겼던 걸까요?

      이런 상황에서 등장하는 심리 기제가 바로 “투사”입니다.

       

      투사에 대해 알아보기 – 감정은 왜 남 탓이 되는가


      투사란 무엇일까요?

      투사는 우리가 직면하기 어려운 감정이나 생각을 타인에게 던지는 것을 말해요.

      나의 속상함, 나의 열등감, 나의 분노를 감당하기 어려울 때, 그 감정을 마치 상대가 가진 것처럼 느끼게 되는 심리 반응이죠.

       

      예를 들어 내가 스스로를 못났다고 느낄 때 잘 나가는 친구를 보면

      “쟤는 너무 거만해” 라고 느끼는 순간. 그건 실제 그 친구가 거만해서라기보단

       

      내 안의 열등감을 감당하지 못하고 친구에게 넘겨버린 것일 수 있어요.


      일상에서 흔히 경험하는 투사의 장면들

      투사에 대해 알아보기 – 감정은 왜 남 탓이 되는가

       

      📍 “쟤는 날 싫어해”

      사실 별 말도 없었는데, 혼자 삐지고 거리를 두게 될 때가 있어요.

      그 사람은 아무렇지 않은데, 나 혼자 그 감정을 품고 있다는 건 내 안의 불안함이나 상처가 다시 올라왔다는 신호일 수도 있어요.

      📍 “남편은 날 도와주지 않아”

      집안일이 쌓여 있고, 오늘따라 더 지친 저녁. 그런데 남편은 평소처럼 소파에 앉아 있는데, 괜히 더 미워지고 서운하죠.

      어쩌면 “도움을 청하면 안 된다”는 내 안의 오랜 믿음이 작동하고 있었는지도 몰라요.

      📍 “내 아이는 너무 민감해”

      아이가 사소한 말에도 울고, 예민하게 반응할 때, “왜 이렇게 유난이지?”라고 느끼는 순간

      혹시 내 안의 감정이 억눌려 있었던 건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.

      아이는 때로 부모의 억눌린 감정을 대신 표현하기도 하거든요.


      감정의 주인으로 돌아가는 연습

      투사는 나쁜 것이 아니에요. 누구나 감정을 방어하고 싶을 때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니까요.

      하지만 반복된다면, 관계는 상처를 입고 나 역시 내 감정을 읽지 못하게 돼요.

      그래서, 내 감정을 다시 나에게 돌려주는 연습이 필요합니다.


      🌱 감정을 돌려받는 3단계 질문

      투사에 대해 알아보기 – 감정은 왜 남 탓이 되는가

       

      1.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은 어떤 감정일까? (화, 슬픔, 서운함...)
      2. 이 감정은 정말 그 사람 때문일까, 아니면 내 안에서 시작된 걸까?
      3. 이 감정을 나에게 잠시 허락해볼 수 있을까?

      처음엔 어렵지만, 이 질문을 반복하다 보면 감정이 더 이상 ‘남의 문제’가 아니라

      ‘내가 다룰 수 있는 것’이 된다는 걸 느끼게 될 거예요.


      마무리하며

      투사는 감정을 다루는 방식 중 하나일 뿐이에요. 나를 지키기 위해 무의식이 잠깐 선택한 방법이죠.

      하지만 그 감정이 내 것이 맞다고 인정하는 순간, 우리는 관계 안에서 덜 아프고, 더 솔직해질 수 있어요.

       

      오늘 누군가에게 서운함을 느꼈다면, 이렇게 물어봐 주세요.

      “혹시 내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감정을, 그 사람에게 떠넘겼던 건 아닐까?”

       

      감정을 돌려받는 용기, 그건 우리 자신을 다시 껴안는 첫걸음이에요.